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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헌터X헌터 팬 여러분! 오늘은 원작 만화와 1999년에 방영된 TV 애니메이션의 차이점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리지널 에피소드, 설정 변경, 연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애니메이션만의 특징이 있었는데요. 원작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꼭 한 번 체크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헌터X헌터 애니메이션의 차별화 포인트 4가지를 하나씩 파헤쳐보겠습니다!


애니메이션 기본정보

장르 다크 판타지, 능력자 배틀, 헌터, 군상극
원작 토가시 요시히로
감독 아베 노리유키
각본 하시모토 히로시(橋本裕志)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인 키타야마 마리, 오오니시 마사야
미술 감독 타카다 시게노리(高田茂祝)
미술 디자인 이케다 유지(池田祐二)
촬영 감독 미야가와 하루토시(宮川晴年)
편집 팔콘(ファルコン), 쿠라야가와 하루히코(厨川治彦), 우에마츠 준이치(植松淳一)
음향 감독 아베 노리유키
프로듀서 하기노 켄(萩野 賢) (스튜디오 피에로), 다이토쿠 테츠오(大徳哲雄) (슈에이샤)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 피에로
제작 슈에이샤 『주간 소년 점프』
러닝타임 24분
화수 1화
국내 심의 등급 심의 없음

 

애니메이션 사진
헌터X헌터 애니메이션

 

아니타와 군함도 - 원작에는 없었던 오리지널 에피소드

1999년 TV 애니메이션에는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오리지널 에피소드들이 여럿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아니타'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에피소드와 '군함도' 에피소드인데요.

 

우선 아니타 에피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니타는 졸업 가문에게 복수심을 품은 소녀로, 제2차 헌터 시험에서 낙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몰래 시험장에 잠입합니다. 아니타는 자신의 능력으로 헌터 시험을 통과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오로지 복수심 하나만으로 무모한 행동을 하게 된 거죠.

 

이 에피소드를 통해서 킬루아의 어두운 과거와 그로 인해 갈등하는 내면이 좀 더 부각됩니다. 아니타를 대하는 킬루아의 모습에서 살인 기계로 길러진 어린 시절이 엿보이는데요. 동시에 그런 자신을 벗어나고 싶어하고,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킬루아의 마음도 느껴집니다. 원작에서는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킬루아의 성장 과정을 애니메이션에서는 좀 더 디테일하게 그려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다음은 군함도 에피소드입니다. 원작에는 없던 오리지널 스토리로, 제3차 시험 도중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치는 군함도에 고립된 수험생들이 힘을 합쳐 탈출하는 내용입니다. 마치 또 다른 서바이벌 미션을 하는 것 같은 긴박한 전개가 펼쳐지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바로 이 에피소드를 통해 주인공 일행뿐만 아니라 포클, 폰즈 등 원작에서는 비중이 적었던 캐릭터들도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사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면서도,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는 그들의 모습에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또한 리더였던 한조와 서브 리더였던 쿠라피카의 무언의 호흡도 돋보였습니다. 마지막에 두 사람이 왼손으로 악수를 나누는 장면은 시험이 끝나지 않은 상황임을 짐작케 하는 디테일이기도 했죠.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두 사람이 아직 적이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연출이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오리지널 에피소드들은 원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동시에 원작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도 했죠. 헌터X헌터라는 작품의 확장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에피소드들이었습니다.


 

곤의 어린 시절과 어머니 설정 변경

애니메이션 판에서는 곤의 어린 시절과 어머니에 대한 설정이 원작과는 사뭇 다르게 그려집니다.

 

먼저 곤의 어머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원작에서 곤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된 바가 없는데요. 미토가 곤의 친어머니인지, 아니면 곤의 양육을 도맡아 하는 친척인지조차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죠.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곤의 어머니가 병약한 몸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고, 미토가 곤의 고모라는 설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버지 진 프릭스는 행방불명된 상태지만 생존해 있다는 점은 원작과 같네요.

 

애니메이션 1화에서는 어린 곤이 카이트를 만나 아버지에 대해 듣게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을 계기로 곤은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요. 이때 곤은 아버지를 '아버지(おとうさん)'라고 부르죠. 하지만 고향에 돌아온 후부터는 진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합니다. 연령에 따른 호칭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반영한 것으로 보이네요.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설정 변경은 바로 곤의 성격입니다. 애니메이션 속 곤은 원작의 곤보다 훨씬 더 착하고 상냥한 아이로 그려집니다. 어른들에게는 존댓말을 쓰고, 심지어 동갑내기 친구 키르아에게도 처음에는 존댓말을 사용하죠.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대하는 모범생 같은 면모를 보입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에서의 곤은 상대방의 이름을 자주 불러주는 습관이 있어요. 레오리오, 쿠라피카, 키르아 등 친구들의 이름은 물론이고, 시험관이나 길드 직원 등 주변 인물들의 이름도 꼭 불러주곤 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친밀감을 표현하는 듯한 곤의 이런 말버릇은 착하고 밝은 아이의 이미지를 한층 강조해 주는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 초반부에서는 곤이 거짓말에 서툴러하는 장면도 종종 나옵니다. 무언가를 숨기려 할 때면 시선을 피하거나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죠. 어른들 앞에서는 더욱 그런 모습이 도드라집니다. 순수하고 맑은 어린아이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이는 거짓말도 잘하고, 세상물정에 밝은 원작의 곤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마치 교과서처럼 모범적인 어린이상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속 곤의 모습은 원작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곤의 모습에서 순수하고 맑았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시청자들도 많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세상을 향한 곤의 진심과 열정만큼은 원작이나 애니메이션이나 변함이 없죠.

 

애니메이션에서 변경된 곤의 설정은 어린 시절의 모습과 성장 과정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아버지를 쫓아 모험을 떠나는 한 소년의 여정을 관객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해 준 것 같아요. 착하고 씩씩한 소년 곤의 활약이 더해져, 헌터X헌터만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켜 주었습니다.


 

전투씬과 오라 표현의 연출 차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전투씬의 연출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원작에서는 칸의 제약상 동작의 세부묘사가 생략되거나 순간포착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격투씬을 좀 더 역동적이고 디테일하게 표현해냈죠.

 

우선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속도감 넘치는 동작묘사입니다. 원작에서도 빠른 동작이 특징이었던 헌터X헌터 액션씬이, 애니메이션에서는 더욱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요요 같은 무기를 다루는 장면이나 빠른 발놀림, 화려한 무술 등을 프레임 단위로 세밀하게 묘사해 긴박한 전투의 박진감을 한껏 끌어올렸죠.

 

특히 곤 vs 한조, 히소카 vs 카스트로 전투씬의 완성도가 압권입니다. 칼날이 스치는 모습, 주먹과 발이 부딪히는 장면 하나하나가 역동적인 카메라 워킹과 연출로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공격과 방어, 반격이 오가는 두 캐릭터의 움직임이 마치 춤추듯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였죠.

 

곤과 헤일메리가 대결하는 장면도 원작에 없던 디테일이 가미되었는데요. 곤이 바늘을 피해 점프하는 모습이 마치 슬로우 모션 같았죠. 회피 동작의 원리와 속도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관객들로 하여금 능력의 원리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했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오라의 표현 방식입니다. 원작에서 오라는 검은색 선으로 간략하게 표현되었는데요. 애니메이션에서는 캐릭터와 상황에 따라 오라를 다채롭게 채색해 능력의 성격을 드러냈습니다. 예를 들어 웡은 녹색, 히소카는 분홍색, 쿠라피카는 주황색과 같이 개성에 걸맞는 색상으로 표현되죠.

 

특히 넨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오라가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 역력합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강렬한 오라는 캐릭터의 넘치는 힘과 에너지를 표현하기에 충분했죠. '공기'를 구현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바람이 빠른 속도로 휘몰아치는 듯한 잔상효과를 더해 공기의 흐름을 역동적으로 표현했어요.

 

오라를 시각화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능력의 위력을 체감하게 만든 것이죠. 전투씬에서 오라가 부딪히고 폭발하는 모습은 마치 드래곤볼이나 북두의 권 같은 화려한 전투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할 정도였어요. 결과적으로 액션씬의 스케일과 박진감을 한껏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또한 눈동자 연출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전투 중 격앙된 감정 상태를 검은 동공과 붉어진 흰자위로 표현한 점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동공이 가늘어지거나 흔들리는 모습으로 분노, 공포 같은 캐릭터의 내면을 묘사한 센스도 돋보였죠.

 

이처럼 정교한 동작묘사와 창의적인 연출, 오라 표현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 연출 기법이 총동원된 덕분에 원작을 뛰어넘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씬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킬러로 길러진 키르아, 복수심에 불타는 쿠라피카, 천재 소년 곤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켜 주는 액션 연출이 빛났던 것 같네요.

 

물론 원작 특유의 담백한 필치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애니메이션으로서 더 역동적이고 섬세한 표현력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죠. 헌터X헌터라는 작품의 매력을 입체적으로 구현해낸 액션 연출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이유입니다.


 

음악과 분위기 연출의 특징

애니메이션 헌터X헌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OST와 배경음악입니다. 오프닝과 엔딩곡은 물론이고, 극중 삽입곡과 배경음악 하나하나가 작품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데요. 이는 음악감독 사하시 타이조의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프닝곡 'OHAYOU.'는 밝고 경쾌한 멜로디가 인상적입니다. 마치 상쾌한 아침을 연상케 하는 이 곡은 모험을 떠나는 소년 곤의 설렘과 희망찬 마음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반면 엔딩곡 '風のうた'는 서정적이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주죠. 고향 고래섬을 떠나온 곤의 향수와 그리움이 묻어나는 곡조랄까요. 이렇듯 오프닝과 엔딩곡만으로도 작품의 정서가 고스란히 전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배경음악도 단연 압권인데요. 특히 곤의 테마곡 '不思議なハンター(신비로운 헌터)'는 발랄하면서도 모험심 넘치는 곤의 이미지와 딱 어울립니다. 경쾌한 기타 선율이 곤의 천진난만한 성격을 떠오르게 하죠. 쿠라피카의 테마곡 '哀しみのエレジー(슬픔의 엘레지)'는 처연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첼로 선율이 주는 깊은 슬픔과 감성이 인상적이에요. 쿠라피카의 복수심 어린 내면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듯한 곡이죠.

 

전투씬에서 사용된 BGM도 만만치 않습니다. 팽팽한 대결 장면에서 극적인 느낌을 배가시키는 관현악 선율이 등장하는가 하면, 속도감 넘치는 전투씬에는 강렬한 기타 리프가 어우러지기도 하죠. 마치 한 편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긴박감을 선사합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원작에는 없던 오리지널 배경음악도 다수 사용되었는데요. 일례로 '兵隊 だ! ビートだ! マーチ!(병정이다! 비트다! 행진곡!)'은 경쾌하고 익살스러운 곡조로, 헌터시험 1차 시험에서 마라톤을 하는 장면에 사용되어 독특한 유머를 선사했죠.

 

배경음악과 삽입곡 외에도 세심한 음향 효과도 눈에 띕니다. 새소리, 풀벌레 소리, 빗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장면 곳곳에 녹여냄으로써 생동감을 더했어요. 고래섬의 해변가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거친 바람소리 등은 청각적으로도 곤의 고향을 체험케 하죠.

 

음악과 함께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건 조명과 색감을 활용한 분위기 연출입니다. 특히 하늘과 구름, 해와 달이 빚어내는 자연의 빛은 애니메이션 전반에 걸쳐 아름답게 묘사됩니다.

 

고래섬의 석양, 해 질 녘의 붉게 물든 하늘, 한밤중 고요한 달빛 등 빛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센스가 돋보였죠.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색감도 인상적입니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도시의 밤거리와 아침 안개 낀 숲속의 차분한 색조 대비가 그 예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한 날씨와 계절의 변화도 다이나믹하게 묘사되는데요. 봄의 꽃잎 흩날림, 여름 폭우와 뇌우, 가을 억새밭, 겨울 설경 등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을 감각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마치 애니메이션 속 배경화면이 한 폭의 동양화 같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아름다웠죠.

 

이런 자연의 모습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캐릭터의 심리나 극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도 활용되곤 합니다. 히소카와 곤이 대치하는 장면에서 흘러내리는 벚꽃잎은 살벌한 긴장감과 대조를 이루며 독특한 미학을 자아내죠. 쿠라피카가 눈물 흘리며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가랑비는 그의 내면을 절절히 대변합니다.

 

이렇듯 헌터X헌터 애니메이션에서는 음악과 음향, 빛과 색채, 자연 풍경 등 다양한 연출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작품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이 빛을 발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한 컷 한 컷이 명화 같은 세련된 영상, 귀를 사로잡는 아름다운 음악, 캐릭터의 감정을 대변하는 날씨와 자연 묘사 등 감각적인 분위기 연출이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높인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작화와 연출, 음악과 음향 등 애니메이션 제작진들의 의욕과 재능이 만들어낸 최고의 하모니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마무리

이상으로 1999년 헌터X헌터 애니메이션만의 특징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리지널 에피소드, 설정 변경, 연출의 차이 등 원작과는 조금 다른 느낌도 있지만, 애니메이션만의 매력을 잘 살린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적 TV로 헌터X헌터를 처음 접한 분들이라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도 있을 거예요. 원작도 애니메이션도 각자의 개성이 있기에 두 버전 모두 사랑받는 게 아닐까 싶네요. 헌터X헌터에 대한 추억과 사랑,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